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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긋다/에세이

[책리뷰] 계절이라는 마감 속에서 살아가는 <식물과 나> 에세이 추천 (+자연에 대한 생각)

by _geut.da 202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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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편안하고 차분한 에세이 추천으로 돌아온 긋다(_geut.da) 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에세이는 바로,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작가님께서 쓰신 <식물과 나>라는 책입니다.

 

 

이소영 작가님께서 식물 세밀화를 그리시면서 느끼셨던 생각들과 식물에 대한 다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식물과 나>를 읽다보면, 식물과 자연을 다시 소중하고 가까운 존재로 여기게 됩니다.

 

식물을 가장 아낄 줄 알고, 그들의 많은 것들을 헤아리는 사람의 입으로 전해 듣는 식물들의 이야기는

 

제게 참 많은 부끄러움과 용기를 주었던 것 같습니다.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요.

 

자연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기에 더 자세히 알고자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식물과 나>를 읽으면서 저는 식물들에게 귀 기울이는 일이,

 

나에게 귀를 기울이는 일만큼이나 가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많이 느꼈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서 그들은, 정말 큰 이야기를 품은 존재들이었습니다.

 

식물을 늘 곁에 가까이에 두고도, 그들에게 언제나 무심했던 제가 바보같이 느껴졌을 정도로 말입니다.

 

항상 고개 숙이고, 더 많은 것을 배우게 해주는 식물들의 이야기, 또 그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식물 세밀화가의 이야기.

 

그 반짝반짝 빛나는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저를 밝혔던 문장들을 지금부터 차례대로 소개해보겠습니다.

 


 

#1. 걱정마세요. 당신의 때는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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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나를 무의미한 존재로 느끼게 만들지 않고, 다만 각자의 때를 알려줄 뿐이다.'

저는 이 문장에서 식물이 우리에게 언제나 가르침의 존재로

존재하고야 마는 가장 큰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성공은 꽃의 개화에 많이 빗대어지곤 합니다.

때를 기다리지 못해 조급한 인간들은, 늘 식물의 곁에 다가서지요.

저마다의 꽃을 저마다의 시기에 피우는 그들을 보며,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식물 곁에서, 인간은 늘 호들갑쟁이가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뿌리와 계절을 믿으며, 나의 꽃을 다른 꽃들과 비교하지 않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모든 꽃과 나무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 만큼, 자신도 그러하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자연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순리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개나리와 백합과 버드나무가 그러하듯이, 우리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2. 모든 진심의 출발은, '어떻게'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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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에다 대고 '왜' 라고 묻는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라고 묻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저는 그를 보자마자 단번에 좋아하게 될 것만 같습니다.

이 세상에는 자기 진심에만 취해서 행동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자기 진심에만 취해 있는 사람은, 무척 무례하고 일방적입니다.

진심이라는 말 하나로, 상대를 생각하지 않는 그 모든 행동들이 정당화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 함부로 진심에 취하지 맙시다. 대신 진심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더 고민합시다.

거친 바람은 마음의 옷을 벗기지 못하지만, 가만히 내리는 따뜻한 햇살은그 사람이 직접 마음의 옷을 벗도록 만든다는 걸 오래 기억합시다.'어떻게'의 진심은 언제나 상냥하고, 다정할테니까요.

 

 

 

#3. 밟힐수록 강해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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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식물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도 눈이 커졌지만,

그중에서도 저는 잔디의 '내답압성'을 알게 된 후로 가슴이 더 크게 두근거렸습니다.

그리고 단숨에 잔디를 가장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람으로서 닮고 싶은 구석을, 잔디가 다 가지고 있는 듯 했거든요.

밟아도 본래대로 돌아오고, 밟혀서 생긴 상처에 강한 잔디의 그 성질이 너무 너무 탐이 납니다.

잔디같은 사람이 된다면, 이 세상을 조금 더 용감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밟혀도 내 고유의 성질을 유지하는 힘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강한 아름다움이라 느낍니다.

한 해 한 해 세상을 살수록, 예쁜 것들에 질투가 나기보다는내면이 말도 안되게 강하고 멋진 존재들에게 가장 큰 질투를 느낍니다.이런 저는 과연 약해지고 있는 걸까요, 아님 더 강해지고 있는 걸까요.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부터는 잔디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4. 한겨울에도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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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위태로움 속에 피어나는 자그마한 희망에 가장 가슴이 부푸는 것 같습니다.

흰 눈 위로 솟아오른 설강화 한 줄기가 우리의 모든 가능성을 대신 긍정해주는 것처럼요.

그래서 우리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 속 짜릿한 반전을, 각자의 인생이란 가슴 한 켠에 늘 품고 사는가 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오늘부터 겨울을 두려워하지 맙시다. 긴장하거나 좌절하지도 맙시다.

우리 중 누군가는 겨울의 운명을 타고났을지도 모르니까요.

모든 차가움과 얼어붙은 풍경 마저도 하얗게 긍정하게 만드는,

그 어떤 봄꽃들 못지 않게 낙관 그 자체를 상징하는 설강화의 운명을요.

어쩐지 더 특별하고 귀하게 느껴지네요. 겨울이 더 소중해지는 것 같습니다.

가장 오래 기다린 누군가가, 드디어 예쁜 꽃을 피울 수 있을 테니까요.

 

 

 

#5. 기다림의 이유를 알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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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늘, 왜 우리의 때가 모두 다른 것인가를 항상 이유없이 납득만 하려고 노력했었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은 한정적이기 때문이었네요.

그래서 세상이 모두에게 골고루, 아주 공평하게 좋은 때를 주려다보니,

누군가는 조금 기다려야 하고, 누군가는 그보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하고 그랬나봅니다.

기다림이 가장 힘든 때는, 그 기다림의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할 때 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다림이 가장 즐거울 때는, 기다림의 이유가 확실할 때이지요.

이제는 제 타이밍을 기다리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 기다림의 이유를, 이젠 제가 잘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6. 내 세상을 작동시키는 힘은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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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세밀화가로서 이소정 작가님이 느끼신 바를, 저도 똑같이 인생을 살아가며 느낍니다.

내가 더 알고자 하고, 탐구하고자 하고, 부지런해지고자 할 때

비로소 제 인생은 조금 더 풍요로워지고, 만족스러워지고, 의미있어지는 것 같습니다.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은 공부를 하면 할수록 공부의 가치를 깨닫게 되고,

늘 시간을 부지런히 쓰는 사람은 시간의 가치를 더 잘 알게 되듯이,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잘 써 버릇한 사람은 인생을 잘 쓰는 일이 얼마나 기분 좋고 멋진 일인지 더 잘 깨우쳐 가겠죠.

그러니까 삶이란 누가 더 좋은 운명을 타고 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도전하고, 누가 더 노력하고 의지를 발휘했는지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이 많이 따르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삶의 주인이 발휘하는 정직함의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정직한 노력은 모든 세계와 시공간을 관통하는 물리적 법칙입니다.

나의 세상도 딱 나의 의지만큼만 근사해질 것입니다.

 

 


<식물과 나>를 읽다보면, 괜스레 세상에 겸허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조용하지만 그 어떤 이보다도 묵묵히 세상을 견디고 있는 식물들을 보다보면,

 

우리 자신보다 훨씬 더 작은 존재인 그들에게 내 마음을 크게 기대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경험은 너무나 편안하고, 애틋하고 또 고마워서,

 

저는 당장 밖으로 나가서 눈에 보이는 모든 식물들을 껴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식물과 나>라는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세상은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 식물들의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은,

 

내 세상과 내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어주는 듯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얻게 된 좋은 마음이란, 셀 수 없이 많아서 일일이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이 좋은 책을 직접 손에 드셔서, 직접 그들의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손수 가지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긋다(_geut.da)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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